창작 수업

🔖 그들은 다 같이 앞쪽 베란다에 나와 이야기를 나눴다. 헤밍웨이, 포크너, T. S. 엘리엇, 에즈라 파운드, 함순, 월리스 스티븐스, e.e. 커밍스를 비롯한 몇몇 사람들.

“얘야.” 어머니가 말했다. “저 사람들 입 좀 다물라고 할 수 없니?”

“안 돼요.” 나는 말했다.

“순 헛소리만 지껄이는 인간들.” 아버지가 말했다. “일을 안 하니 저 모양이지.”

“저 사람들 일해요.” 내가 말했다.

“헛짓거리나 하겠지.” 아버지가 말했다.

“그렇긴 하죠.”

(<그들과 우리>)


🔖 담배를 피우는 것도 훌륭한 쇼가 된다. 특히 이른 아침 뒤편에 베니션 블라인드가 내려져 있을 때 담배 연기는 구불구불 올라가며 갖가지 모양을 띠고 마음에는 평화가 깃든다. 정말 그렇다. 그 이상이다. 주크박스에서 아끼는 옛 노래 한 곡이 흐르고 있다면 더욱 그렇다.

바텐더가 늙었고 약간 피곤하고 약간 현명하다면 그가 있는 풍경 그가 무얼 하는 모습은 흐뭇하다. (...)

술집은 숨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. 시간은 내 통제 아래 흐른다. 마음껏 뛰어들 시간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.

전문가는 필요 없다. 신마저도.

존재하는 것 말고는 짊어질 기대는 없다. 기대를 짊어지지 않는 이들은 잃을 것이 없다.

(*제목 안 적어놓음.)


🔖 배고픈 시절이었다. 술집을 전전하고 밤에는 몇 시간이고 걸어 다녔다. 달빛은 늘 가짜처럼 보였다. 정말 가짜였는지도 모르지.

(<뉴올리언스의 청춘>)


🔖 컴퓨터 앞에 있는 나를 혐오할 사람들을 생각해 보렴. 우린 그들을 떨거지에 포함시키고 계속 전진하는 거야.

그러니까 이것은 끝이 아니라 시작인 거야.

(<처음 컴퓨터로 쓴 시> ㅋㅋㅋㅋㅋㅋㅋ귀여운..일흔살..)


🔖 내가 e.e. 커밍스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가 말에서 신성함을 쪽 빼고 매력과 도박을 가미해 똥밭을 돌파하는 시를 우리에게 주었기 때문이다. 꼭 필요한 일이었다!

우리는 낡고 피로한 틀에 갇혀 시들어가고 있었다.

<대가>


🔖 술꾼은 결코 용서받지 못한다. 하지만 술꾼은 스스로를 용서한다. 다시 술을 마셔야 하기 때문이다.

(...)

참으로 끝내주게 멋진 나날이었다. 이 광기의 강 들이파고 약탈하는 이 광기는 부디 오로지 나에게만 내려 주소서 아멘.


💬 부코스키의 매력과 재능이 뭔지는 누구나 파악할 수 있을 것 같다. 누구나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 그의 매력과 재능이다.